3초 만에 육아 기록 끝! 의사 아빠가 만든 AI 육아 앱 개발기
김솔
갤러리에 아이 사진만 10,000장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공감할 것이다.
스마트폰 갤러리를 열면 아이 사진이 수천 장 쌓여있다.
비슷비슷한 표정, 흔들린 사진, 연사로 찍힌 10장의 미묘한 차이들.
"언젠가 정리해야지."
그렇게 다짐하며 '즐겨찾기(하트)'를 눌러보지만, 막상 각 잡고 정리하려 하면 엄두가 안 난다.
기록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기록할 체력이 없다.
나는 외과 전문의 가운을 벗고 4살 딸 윤슬이와 전업 육아 중인 아빠다.
그래서 시간은 남들보다 여유롭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이랑 하루 종일 놀고 나면 몸도 마음도 녹초가 된다. 그 상태에서 다이어리를 펴고, 사진을 인화해서 붙이고, 예쁜 스티커로 꾸민다?
존경스럽지만, 나에겐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그래서 타협했다.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
사진 몇 장 툭 보내놓고 짧은 메모를 남겼다.
하지만 이것도 문제였다.
다시 찾아보질 않는다.
채팅방 스크롤을 한참 올려야 겨우 며칠 전 사진을 볼 수 있고, 검색도 잘 안 된다.
소중한 순간들이 데이터의 바다에 둥둥 떠다니다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3초 안에 끝나지 않으면 안 한다"
개발자가 된 의사로서, 내 문제를 기술로 해결해보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건 단순했다.
- 빨라야 한다. (기록하는 데 10초도 길다. 3초 컷이어야 한다.)
- 정리가 필요 없어야 한다. (날짜, 태그, 제목? 입력하기 귀찮다.)
- 다시 볼 때 예뻐야 한다. (내가 대충 써도 결과물은 감성적이어야 한다.)
이 모순적인 요구사항들을 만족시키려면 답은 하나뿐이었다.
"내가 할 일을 AI에게 맡겨보자."
그렇게 Pieceful(피스풀) 이라는 육아 기록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바쁜 부모를 위한 AI 육아 기록 앱
1. 흩어진 기억을 이야기로 (AI 일기 기능)
"오늘 아이가 처음으로 '아빠'라고 했다."
이렇게만 적어두면 사실 좀 심심하다.
하지만 사진 속에는 더 많은 정보가 있다.
배경이 된 거실 풍경, 아이의 옷차림, 시간대, 그리고 위치 정보까지.
AI를 활용해 이 '맥락(Context)' 들을 엮어보기로 했다.
사용자는 사진을 올리고, 아주 짧은 메모만 남긴다.
그러면 AI가 묻는다.
"오늘 아이가 아빠라고 불렀을 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대답을 하면, AI는 사진의 정보와 내 감정을 섞어 한 편의 에세이를 써준다.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감동적인 육아 일기' 로 바뀌는 순간이다.
2. 정리는 AI가 알아서 (자동 태그)
사진을 올리면 AI가 알아서 태그를 달아준다.
"첫 걸음마", "이유식", "낮잠", "놀이터"...
내가 일일이 분류하지 않아도, 사진 속 상황을 AI가 분석해서 키워드를 추출한다.
나중에 찾을 때 편하다.
3. "그때 그 사진" 바로 찾기 (의미 기반 검색)
"첫 생일 케이크 먹던 날", "병원 갔던 날", "할머니 집 갔을 때"
이렇게 문장으로 검색하면 관련 기록이 쭉 나온다.
태그를 정확히 기억하지 않아도, 내가 떠올리는 그 장면을 말로 설명하면 된다.
카카오톡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4. 잊지 않게 툭 쳐주기 (Live Activity)
앱을 켜는 것조차 귀찮을 때가 있다.
그래서 iOS의 잠금화면 위젯(Live Activity) 기능을 적극 활용했다.
잠금화면에서 바로 오늘의 기록 상태를 보여주고, "오늘 기록 잊지 않으셨나요?" 하고 넌지시 말을 건넨다.
아이의 하루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5. 개인정보는 철저하게
AI 기능을 쓴다고 하면 가장 걱정되는 게 '내 아이 사진이 유출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래서 설계 단계부터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았다. 모든 데이터는 암호화되어 저장되고, 사용자가 원할 때 언제든 완전 삭제가 가능하다.
개발자인 나조차도 사용자의 사진을 볼 수 없는 구조다. 이 원칙만큼은 타협하지 않았다.
Pieceful: 평화로운 조각들
앱 이름을 'Pieceful'이라고 지었다. Piece(조각) 들이 모여 Peaceful(평화) 가 온다는 의미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흩어져버릴 뻔한 아이와의 조각들.
그걸 주워 담는 것만으로도 부모의 마음엔 작은 평화가 찾아온다.
완벽하게 꾸미지 않아도 된다.
매일 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아이가 예쁜 짓을 했을 때, 스마트폰을 열고 사진 한 장 툭 던져두시라.
나머지는 Pieceful이 알아서 할 테니.
우리의 기억은 생각보다 짧고, 아이는 생각보다 빨리 크니까.
육아 기록, 지금 시작하세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며 가슴 한구석이 뜨끔했다면.
"나도 아이 기록 좀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스쳤다면.
오늘 딱 사진 한 장만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시작은 3초면 충분하니까요.
관련 링크
- Pieceful 다운로드: App Store
- 문의: pieceful.a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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