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인스타툰 만들기: 6주 만에 333만 조회를 만든 과정
김솔
육아기록을 AI 인스타툰으로 바꾸고 333만 조회를 얻기까지
아이의 말을 기록하는 걸 좋아합니다.
별것 아닌 말처럼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들을 수 없을 것 같아서, Pieceful 앱에도 적고 블로그에도 쓰고 쓰레드에도 올렸습니다. 아이가 한 말, 웃겼던 상황, 그때 제가 느낀 감정이 계속 쌓였습니다.
그런데 기록이 쌓인다고 해서 꼭 많이 읽히는 건 아니었습니다. 글로 쓴 육아기록은 제게는 소중했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그냥 지나가는 글이 되기 쉬웠습니다.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꾸준히 올리는 힘도 조금씩 줄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같은 육아기록을 만화 형식으로 바꿔 올려봤습니다. 반응은 글로 올렸을 때와 달랐습니다. 사람들이 더 많이 보고, 댓글을 남기고,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6주 동안 79개의 인스타툰을 올렸고, 누적 조회수는 333만 회를 넘었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AI로 만화를 그리는 방법"에 대한 글은 아닙니다. 육아기록을 어떻게 인스타툰으로 바꿨는지, Codex로 제작과 게시를 어떻게 자동화했는지, 그리고 데이터를 보며 콘텐츠를 어떻게 개선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기록은 그대로였고, 형식이 바뀌었습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글은 독자가 상황을 머릿속으로 다시 그려야 했습니다. 반면 만화는 표정과 반응을 먼저 보여줬습니다.
같은 기록이라도 장면이 보이면 웃음 포인트가 빨리 전달됐고, 처음 보는 사람도 맥락을 덜 놓쳤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육아기록을 인스타툰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Codex의 역할은 창작자가 아니라 변환기에 가까웠습니다.
목표는 조회수가 아니라 출판 가능성 검증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목표를 단순히 조회수로 잡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조회수가 많이 나오면 기분은 좋습니다. 하지만 제가 궁극적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이 육아기록이 책으로 묶일 수 있을까?"였습니다.
예전에 Pieceful이라는 육아기록 앱을 만들면서 그 이야기가 출판 계약으로 이어진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때 알게 된 건, 책으로 이어지는 콘텐츠는 내가 좋아해서 모아둔 기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도 장면을 바로 이해하고, 자기 이야기처럼 공감하고, 누군가에게 공유하고 싶어져야 했습니다.
그래서 인스타툰을 운영할 때도 목표를 먼저 정했습니다.
"이 기록이 출판 가능한 콘텐츠가 될 수 있는지 검증해보자."
이 목표가 정해지자, 이후의 데이터는 단순 성과가 아니라 독자 행동을 읽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기록에서 게시까지, Codex가 맡은 일
제가 직접 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아이가 한 말이나 그날의 상황을 육아기록으로 남깁니다. 그중 어떤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지 정합니다. 그리고 Codex가 제안한 컷 구성과 대사를 보고 "이 흐름이 맞는지", "아이의 말투가 맞는지", "실제 기억과 어긋나지 않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다음부터는 대부분 Codex가 진행합니다.
먼저 육아기록을 여러 장의 만화 컷으로 나눕니다. 각 컷에 어떤 장면이 들어가야 하는지, 누가 어떤 말을 하는지, 마지막 컷의 반전이나 웃음 포인트가 어디에 놓여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컷 구성이 괜찮으면 Codex 안에서 이미지를 한 컷씩 생성합니다. 캐릭터 스타일, 말풍선, 한글 대사, 컷의 흐름을 확인하면서 필요한 경우 다시 수정합니다. 저는 여기서 최종 컷을 승인합니다.
이미지가 완성되면 Codex가 게시용 파일을 정리하고, 브라우저를 직접 조작해 Buffer에 접속합니다. Buffer에서 Threads 게시물을 만들고 예약 발행까지 진행합니다. 제가 직접 브라우저에서 하나씩 업로드하는 것이 아니라, Codex가 브라우저 컨트롤로 게시 과정을 실행합니다.
정리하면 저는 기록과 승인에 집중하고, Codex는 제작과 게시를 실행하는 구조입니다.
조회수보다 먼저 봐야 할 데이터가 있었습니다
인스타툰을 올리면서 가장 먼저 보이는 숫자는 조회수입니다. 조회수는 콘텐츠가 얼마나 멀리 퍼졌는지 보여줍니다. 그래서 중요한 지표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제 목표가 출판 가능성 검증이라면 조회수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많이 본 콘텐츠가 꼭 책으로 묶기 좋은 콘텐츠라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몇 가지로 나눠서 봤습니다.
- 조회수: 이 이야기가 얼마나 넓게 퍼졌는지
- 좋아요: 처음 본 사람이 가볍게 공감했는지
- 댓글: 자기 경험을 떠올리거나 말을 보태고 싶었는지
- 공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는지
- 저장: 다시 보고 싶거나 나중에 참고하고 싶었는지
- 팔로워 증가: 다음 이야기도 보고 싶어졌는지
특히 공유와 저장 같은 지표를 중요하게 봤습니다. 조회수는 알고리즘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공유와 저장은 독자가 한 번 더 행동해야 생기는 숫자입니다. 누군가에게 보내고 싶거나, 다시 보고 싶을 때 생기는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니 콘텐츠를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졌습니다. 조회수가 높은 콘텐츠는 "확산력이 있는 소재"로 보고, 공유나 저장이 높은 콘텐츠는 "책으로 묶었을 때 오래 남을 가능성이 있는 소재"로 봤습니다.
데이터를 보고 콘텐츠를 바꿨습니다
처음부터 지금의 방식이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운영하면서 데이터를 보고 조금씩 바꿨습니다.
먼저 여러 장의 컷으로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육아기록은 한 장면씩 넘기면서 읽는 형식이 더 잘 맞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이의 말, 상황의 맥락, 마지막 반전이 중요한 콘텐츠였기 때문입니다.
프로필도 바꿨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들어왔을 때 "이 계정은 무엇을 올리는 곳인지" 바로 알 수 있어야 했습니다. 단순히 제 소개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새 독자가 다음 콘텐츠를 볼지 말지 판단하는 첫 화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콘텐츠를 고르는 기준도 구체적으로 바꿨습니다. 이전에는 제가 재미있게 느낀 기록을 먼저 골랐다면, 이후에는 독자가 어디에서 반응했는지를 먼저 확인했습니다.
댓글이 길게 달린 소재는 공감형 에피소드로, 공유가 많이 일어난 소재는 한 장면만 봐도 바로 이해되는 상황형 에피소드로 다시 분류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다음에 만들 소재의 우선순위를 정했습니다.
6주 동안 79개의 인스타툰을 올렸습니다
2026년 5월 7일부터 6월 17일까지 79개의 인스타툰을 올렸습니다. 누적 조회수는 3,332,539회였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본 콘텐츠는 「방음이 좋은 줄 알았습니다」, 「피자에 까다로운 그녀」, 「창문 속 윤슬」이었습니다.
「방음이 좋은 줄 알았습니다」는 430,606회, 「피자에 까다로운 그녀」는 352,459회, 「창문 속 윤슬」은 307,569회 조회되었습니다.
상위 조회 콘텐츠는 소재가 넓게 퍼질 수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다만 다음에 다시 볼 때는 조회수 순위만 따로 보지 않고, 댓글의 깊이와 공유 흐름을 함께 붙여 봤습니다.
AI로 만든 것은 만화만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AI로 인스타툰을 만든다고 하면 이미지 생성이 가장 중요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더 중요한 것은 전체 운영 흐름이었습니다.
반복해보니 병목은 이미지 한 장을 잘 만드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기록을 고르고, 컷으로 나누고, 게시하고, 반응을 읽어 다음 소재를 고르는 흐름 전체가 하나의 제작 시스템이 됐습니다.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AI로 무엇을 만들 수 있나"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목표를 먼저 정하고, 그 목표에 맞는 데이터를 모은 뒤, 다음 콘텐츠에 반영하는 순서가 더 중요했습니다.
결국 사람에게 남는 건 기록이었습니다
Codex가 컷을 나누고, 이미지를 만들고, 브라우저를 조작해 게시까지 해주지만, 시작점은 여전히 제 육아기록입니다.
아이가 한 말, 그날의 상황, 제가 느낀 감정이 없으면 만들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AI는 빈 곳에서 제 아이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도구가 아니라, 이미 쌓아둔 기록을 더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바꿔주는 도구였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록하고, 목표를 정하고, 데이터를 보고, 다시 고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작은 육아기록도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고, 어쩌면 책으로 묶일 수 있는 이야기로 자랄 수 있습니다.
AI로 인스타툰을 만든다는 것은 제게 그림을 자동으로 그리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록을 콘텐츠로 바꾸고, 데이터를 통해 다음 방향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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