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코딩으로 만든 1인 개발 육아 앱, 앱스토어 1위가 된 이야기
김솔
앱스토어에 앱을 배포한 후부터 나에게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습관처럼 파란색 아이콘을 누른다. 검색창에 P, i, e, c, e, f, u, l. 여덟 글자를 천천히 눌러 적는다.
처음에는 "내 앱의 평점과 리뷰가 달렸나?" 하는 마음으로 확인을 시작했다.
어느 날 아침, 여느 때처럼 비몽사몽 간에 앱스토어를 켰다가 눈을 의심했다.
숫자 7.
내 앱이 라이프스타일 유료 앱 순위 7위에 올라와 있었다.
"...이게 정말 내 앱인가?"
차트에 한 번도 이름을 올린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7위라니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3위로 올라서더니,
마침내 앱스토어를 열자마자 스크롤을 내릴 필요도 없이, 화면 가장 높은 곳에 내 앱이 자리하고 있었다.
실제로 앱이 엄청나게 많이 팔린 것은 아니었다.
다운로드 수는 고작 50회에 불과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시작은 ‘생존’을 위한 과제였다
이 모든 시작은 '생존'을 위한 과제 때문이었다.
새해를 맞아 '진정한 1인 기업이 되어보겠다'는 다짐으로 AI 솔로프리너 클럽(ASC)에 들어갔는데, 2주 차 과제가 내 발목을 잡았다.
"1주일 안에 실제로 판매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탈락입니다."
나는 무엇을 팔아야 할지도 막막했다.
앱을 팔고 싶었지만 마땅한 수익화 모델이 없었다.
구독 모델이 이상적이었지만, 사용자가 가치를 느끼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1주일이라는 기한 내에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누군가 한 명이라도 사주면 좋겠다는 간절한 심정으로 0.99달러에 앱을 올리게 되었다.
유료 앱 개발자 계약도 따로 맺어야 했고, 승인받는 과정도 시간이 걸려 목요일이 되어서야 겨우 판매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정말 운이 좋게도 누군가가 앱을 하나 구매해 주셨고, 덕분에 과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내 기대는 딱 거기까지였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법
과제를 마친 다음 날 아침, 기적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앱스토어 순위를 확인하는데 라이프스타일 7위에 내 앱이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실제 판매량이 급증한 것도 아니고, 노출이 조금 늘었을 뿐인데 순위가 이렇게까지 오를 줄은 몰랐다.
이 순위가 신기루처럼 사라질까 두려워, 1초라도 빨리 기록으로 남겨야 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당장 앱스토어 화면을 캡처해서 쓰레드에 올렸다.
"여러분, 제 앱이 순위에 올랐어요!"
가볍게 던진 이 한마디에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 기세를 몰아 랜딩 페이지도 만들고, "앱스토어 순위에 오른 기념으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며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7위에서 3위로, 그리고 마침내 1위까지.
그렇게 1주일 정도 앱스토어 첫 페이지에서 꿈만 같은 시간을 보냈다.
SNS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사실이 있다.
플랫폼마다 그에 맞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쓰레드에서는 가볍고 친구에게 말하듯 친근하게 다가갔다.
반면, 링크드인에서는 조금 더 전문적이고 진중한 태도를 취했다.
같은 이야기를 전하더라도 말투와 강조하는 지점이 달라야 했다.
1위를 달성하자마자 링크드인에도 글을 올렸다.
순위가 떨어지기 전에 이 순간을 '박제'하고 싶다는 조급함에 글을 충분히 다듬을 새도 없이 '발행'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찾아온 것은 침묵이었다.
"역시 글을 더 다듬어서 올렸어야 했나?"
금요일에 올린 글은 조회수 100도 채 넘지 못했다.
토요일이 지나도록 알림창은 조용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실패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래, 운이 다했나 보다.'
그렇게 체념하려던 찰나, 일요일 아침이 되자 갑자기 글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글을 올리고 이틀 뒤에 이렇게 뒤늦게 반응이 터진 적은 처음이었다.
조회수는 10만을 넘어섰다.
750명이 넘는 새로운 팔로워가 생겼다.
좋아요는 1,500개가 넘게 달렸다.
그 폭발적인 반응은 고스란히 앱스토어의 트래픽으로 이어졌다.
고작 50회 다운로드로 1위가 된 이유
솔직히 나조차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운로드 50회로 어떻게 1위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차분히 분석해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국 앱스토어 라이프스타일 유료 앱 시장은 생각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다.
대부분 '무료 다운로드 후 인앱 결제' 전략을 취하고 있어, 유료 앱 차트의 진입 장벽은 의외로 낮았던 것이다.
물론 이런 행운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절묘한 타이밍이 맞아떨어졌다.
새해의 시작, 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즌, 그리고 SNS에서의 노출이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시너지를 낸 것이다.
이번 경험은 나에게 깊은 교훈을 남겼다.
"운과 타이밍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준비된 사람 위에 내려앉는다."
만약 내가 앱을 만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만약 세일즈 과제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만약 순위에 오른 순간을 포착해서 공유하지 않았다면?
어느 하나라도 빠졌다면 이런 결과는 결코 없었을 것이다.
SNS 마케팅이 가진 힘도 뼈저리게 실감했다.
글 하나가 10만 번 읽히고, 750명의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앱스토어의 트래픽으로 이어지는 경험.
이것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가치였다.
내 문제가 곧 세상의 문제였다
Pieceful은 원래 나 자신을 위해 만든 앱이었다.
4살 난 딸 윤슬이와의 소중한 일상을 기록하고 싶었지만,
육아에 지쳐 다이어리를 펼칠 에너지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3초 만에 기록을 끝낸다' 라는 콘셉트로 이 앱을 만들게 되었다.
내가 가진 문제를 해결했더니,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다른 부모님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얻었다.
"내 문제를 풀면 누군가의 문제도 풀린다."
이것이 이번 여정에서 얻은 가장 큰 배움이다.
다시, 첫 번째 사용자로
예상보다 앱이 빠르게 성장하니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 앱을 만들었을 때 품었던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내 기록을 잘 남기기 위해 만든 앱인데, 남들의 기록을 챙기느라 정작 내 것은 소홀해지고 말았다.
앞으로는 내 앱의 첫 번째 사용자로 돌아가서, 내가 목표했던 육아 기록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소중한 기록들을 모아 육아 에세이를 출판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작은 조각들이 모여 평화가 되듯이 말이다.
관련 링크
- 이전 글: 3초 만에 육아 기록 끝! 의사 아빠가 만든 AI 육아 앱 개발기
- Pieceful 다운로드: App 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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